광주광역시에서 한 초등학생이 쓰레기 수거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광주시 북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1학년 A양(7)이 쓰레기를 수거하러 온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A양은 이날 오후 1시 20분경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를 지나다 변을 당했다.
공개된 폐쇄회로 CCTV에 따르면 인도를 걷던 A양이 분리수거장 인근을 지날 때쯤 재활용품 수거업체의 차량이 단지로 들어섰다. 해당 차량은 A양을 지나치더니 재활용장이 있는 인도로 올라섰다. 이어 비상등을 켜지도 않은 채 곧바로 후진을 했고, 뒤에서 걸어오던 A양이 그대로 치이고 말았다. 차량이 단지로 들어선 지 1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수거업체 소속 운전자 B씨(49)는 분리수거장에서 나오던 A양을 보지 못한 채 차량을 후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차량에 혼자 탑승해 주변을 살피거나 안전 관리를 할 여력이 없었다고 밝혔으며 차량에는 후진 주행을 주변에 알리는 장치 등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폐기물관리법상 청소·수거 차량 작업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3인 1조로 근무하는 게 원칙이나, 구체적인 안전관리 의무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A양 유가족은 작업자가 미리 차량에서 내려 주변을 살펴보기만 했더라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성토했다. A양의 아버지는 "저도 운전하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운전해서는 안 된다"라며 "후진을 하려면 주변에 누가 지나가는지 내려서 봤어야 했다. 절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빈소를 지키던 A양의 할아버지도 애교 많고 밝은 손녀딸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할아버지는 "평소에 '할아버지 할머니 길 조심해서 다니세요' 하던 아이였다. 인도에서 차가 후진해 손녀딸을 앗아갈지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명절에 용돈 주면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고 가는 싹싹한 아이였는데 아프게 간 마지막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고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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