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 중인 여성과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학선씨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 씨에게 이와 같은 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9월 말 결심에서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박 씨를 사형에 처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형은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형벌로, 누구라도 사형이 정당하다고 판단될 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형벌”이라며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함으로써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하고,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면서 피해자에게 속죄하는 수감생활을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는 박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씨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점, 범행에 사용한 과도를 찾기 힘든 곳에 숨긴 점 등을 지적하며 사전 계획 없이는 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사건 장소에 들어간 직후 미리 살해할 마음을 먹지 않았다면 신속한 살해가 불가능했다”며 “살인 방법도 우발적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구체적이고 잔혹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 5월 서울 강남에 있는 오피스텔에서 교제 중이었던 60대 여성 A씨와 A씨의 딸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씨는 범행 당일 모녀의 사무실이 있는 오피스텔 부근 커피숍에서 결별 통보를 받자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B씨를 살해하고, 도망치던 A씨를 쫓아가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고 직후 피해자 유족 측 관계자는 “사람을 2명이나 살해했는데 무기징역을 받은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항소심에서 사형 선고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씨 측이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회복 의사로 전 재산을 공탁하겠다고 말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보고 받을 의향이 전혀 없다”고 거절 의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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