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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물려 응급실 갔더니 ”4억원입니다”…살인적 의료비 ‘이 나라’ 어디

WP, 美 의료비 실태 관련 사례 보도

연간 의료비 지출 4.5조…세계 최고


미국의 천정부지로 치솟는 의료비 실태를 보여주는 사례가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뱀에 물린 2세 아동의 치료비가 29만 7461달러(약 4억1000만 원) 청구된 사례를 전했다.

WP에 따르면 지난 4월 브리글랜드 페퍼(2)는 집 뒷마당에서 놀던 중 뱀에 물려 응급실로 이송됐다. 페퍼의 손은 부어오르고 보랏빛으로 변해 있었다. 의료진은 항독소 치료제 '아나빕'을 투여했고 소아 집중치료실로 이송해 추가 치료를 진행했다.

문제는 퇴원 후 받은 청구서였다. 총 청구액은 29만7461달러(약 4억10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응급차 이용료와 응급실 방문, 소아 집중치료 비용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특히 항독소 치료제 비용이 21만3278달러(약 2억9000만 원)로 전체 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동일한 치료제임에도 병원마다 청구 단가가 달랐다는 점이다. 브리글랜드는 두 병원에서 아나빕을 투여받았는데 각각 다른 가격이 청구됐다. 브리글랜드를 치료한 팔로마르 병원은 아나빕 1병당 9574달러를 청구했고 20병을 제공한 라디 병원은 1병당 5876달러, 총 11만7532달러(약 1억6211만 원)를 청구했다. 보험사와의 협상으로 비용 대부분이 보험 처리됐지만 가족은 본인부담금 7200달러(약 993만 원)를 지불해야 했다.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페퍼 가족은 여름에 치료비로 1만1300달러(약 1559만 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WP는 "미국 병원들이 청구하는 금액이 과도하게 비싸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다"며 "환자 측에서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또한 '페어 헬스 컨슈머' '헬스케어 블루북' 등의 비용 추정 도구를 활용해 청구 금액과 평균 가격을 비교해보기를 제안했다.

2022년 기준 미국의 연간 의료비 지출은 4.5조 달러로 GDP 대비 의료비 비율이 17%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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