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힘입어 3분기 매출 규모를 키웠지만 판촉비 부담이 커지면서 순이익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상하이청산소(SHCH)에 올 3분기 매출이 1750억 위안(약 33조 859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순이익은 82억 위안으로 68.9% 급감했다.
화웨이는 개별 사업부에 대한 실적 분석을 제공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장조사 업체 IDC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3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부문 판매량이 4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규모 할인 등 공격적인 판촉 활동이 늘면서 비용 부담도 불어났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지난해 자체 개발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 60’을 선보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잇따라 새 모델을 내놓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재진입한 가운데 올해는 애플의 아이폰16과 같은 날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누적 실적에서도 매출 증가, 순익 감소 경향이 두드러졌다. 1~9월 매출은 4523억 위안에서 5859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629억 위안으로 13.7% 줄었다. 매출 원가가 25.8% 증가했고 연구개발비도 10.8%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5.7%포인트 하락한 11.9%를 기록했다.
연구개발 투자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대중 제재로 첨단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가 인공지능(AI)과 전기차 부품 등 신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중국 내부에서도 업체 간 성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라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규모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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