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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트럼프 당선땐 韓에도 '대규모 청구서' 날라올 것"

국내 대표 경제학자 33인의

'2025 한국경제 대전망(21세기 북스 펴냄)'

지정학적 위험과 정치적 불확실성 속 동분서주 전망

/사진 제공=21세기 북스




“내년부터 미중 갈등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이득을 보는 측면이 사라지고 치러야 할 비용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리나라 대표 경제학자 33인은 ‘2025년 한국경제 대전망’을 통해 내년도 경제 지형도를 ‘동상이몽에 빠진 세계 각국, 동분서주해야 하는 한국’으로 꼽았다. 그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양분되던 지정학적 갈등 시대가 막을 내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유럽, 아시아 관계 없이 모두 보호 무역 정책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저자들은 미중 갈등을 통해 중국이 추격할 시간을 벌며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우리나라가 누렸던 ‘이득’은 사라지고 비용을 크게 치르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2008년 설립된 사단 법인 경제추격연구소는 이근 서울대 경제학 교수를 중심으로 50여명의 경제 전문가가 모여 2017년부터 ‘한국 경제 대전망’을 망라하는 책을 내고 있다. 이번 전망에서는 반도체 경기 회복과 자동차 수출의 지속 여부를 비롯해 소비회복 및 내수 부진 탈출 여부, 미국의 정치 경제 변화에 따른 글로벌 지형 변화 등이 내년 경제 전망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혔다. 이현태 서울대 국제학과 교수는 “지정학적 위험과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나라의 길을 찾는 게 과제”라며 “인플레 문제가 다시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29일 ‘2025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류덕현(왼쪽부터) 중앙대 교수와 이근 서울대 교수가 한국경제의 변화 요인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21세기북스


저자로 참여한 이근 서울대 경제학 교수는 “그간 우리나라 산업이 미중 갈등으로 인해 미국이 중국의 추격을 견제해주고 시간을 벌어 이득을 봤다면 내년부터는 그 효과는 모두 소진되고 비용이 점점 커진다”며 “중국의 추격을 저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삼성전자의 경우) D램도 쫓기기 시작하는 데다 비메모리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인해 쌓인 재고로 중국이 일종의 ‘밀어내기’ 정책의 대상을 한국 시장으로 삼으면서 국내 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 교수는 “중국에서 쏟아지는 제품에 대해서도 덤핑 관세를 취하거나 환경 규제 등을 통한 방어를 하고 있지 않은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에 나서지 않으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리 인하는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면 가계부채만 증가시킬 뿐 내수 진작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 자체가 애초에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내달 진행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다. 이근 교수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강력한 관세 정책을 시행할 것이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심화되고 달러 환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환율이 높아지면 금리를 내리기 힘든 상황이라 내수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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