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파업 중인 미국 항공기 제조 업체 보잉사 노조가 사측이 제시한 새로운 임금 인상안을 두고 투표를 진행한다. 보잉이 경영난 개선을 위해 자사주 매각에 나선 가운데 두 달 가까이 이어진 파업이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10월 31일(현지 시간) 보잉 노조 지도부는 사측이 제시한 38%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하고 이달 4일 노조원 투표를 진행한다. 노조 지도부는 “미래에 (사측이) 퇴행적인 제안을 할 위험이 있다”며 노조원들에게 이번 인상안에 찬성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노조원들이 해당 제안에 동의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사측은 제안서를 통해 노조에 4년간 총 38%의 임금 인상과 합의 시 1만 2000달러(약 1650만 원)의 일회성 보너스 지급을 제시하고 있다. 노조원들이 사측의 제안에 동의할 경우 보잉 노조원들의 평균 급여는 11만 9309달러(약 1억 6400만 원) 수준으로 오른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안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지난달 초 사측은 25%의 임금 인상을 제시했지만 투표 결과 95% 반대로 부결됐고 이후 지난달 23일 35%의 임금 인상을 제시했지만 64% 반대로 두 번째 인상안도 통과하지 못했다. 임금 인상안이 통과하려면 보잉 노조원 3만 2000여 명 중 과반수가 동의해야 한다.
보잉 노조는 9월 13일 파업에 돌입해 두 달 가까이 사측과 임금 인상 폭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원들은 보잉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 지역 생활비가 급증했다며 40%의 임금 인상과 확정급여형(DB) 연금 도입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는 연금의 경우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임금 인상 폭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왔다.
반면 보잉은 3분기에만 60억 달러(약 8조 27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190억 달러(약 26조 1990억 원) 규모의 주식 매각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여기에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주력 기종인 737 맥스 여객기 생산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보잉은 노조 파업으로 하루 수천만 달러의 손실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보잉은 1월 737 맥스 항공기 도어패널이 공중에서 떨어져 나가는 사고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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