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10일)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 때보다 1%포인트 떨어져 19%로 집계됐다. 대구·경북(TK)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8%포인트 하락한 18%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31일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점을 감안하면 여론은 더 악화됐을 수 있다. 부정 평가의 이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17%)’ ‘경제·민생·물가(14%)’ 등을 거론한 응답이 많았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 미국 대선과 관련한 ‘트럼프 리스크’, 국내 경기 침체와 성장률 저하 우려 등 경제·안보 복합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이 리더십을 세워 국력을 결집하고 정교하게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과 거대 야당의 탄핵 공세 등으로 국정 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등 돌린 민심을 회복하려면 윤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계기로 결자해지 차원에서 전면적 쇄신책을 내놓아야 한다. 며칠 전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의원 등 여당 중진들도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정부·여당다움을 회복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결자해지와 여권의 내분 중단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우선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 등과 관련해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자제를 약속하고 특별감찰관 임명 등 논란 재발 방지책도 내놓아야 한다. 또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록과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진솔하게 해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과 내각을 개편하는 인적 쇄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능력과 도덕성을 갖추고 몸을 던져 일할 수 있는 인사들을 중용해 경제 살리기 등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기 정치’ 차원에서 목소리를 높여 내홍을 키우기보다 실제로 쇄신이 가능하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결국 국정 최고책임자인 윤 대통령이 소통·설득의 리더십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에 나서야 헌법가치를 지키면서 국정 정상화와 구조 개혁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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