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우리 몸에서 소화 기능의 가장 마지막을 담당하는 대장에 생기는 암이다. 작년 말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2021년 기준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종으로 떠올랐다. 대장암 환자는 대부분 고령층이다. 고령 인구 비율이 급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대장암 환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장의 안쪽 벽은 점막층, 점막하층, 근층, 장막층의 네 개 층으로 구성된다. 대장암은 일반적으로 가장 안쪽에 있는 점막층에서 작은 선종의 형태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작은 선종으로 시작해 크기가 점점 자라면서 더 큰 선종이 되고, 암으로 진행하면 멀리 떨어진 다른 장기까지 전이되기도 한다. 대장암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병변의 크기보다 암의 침범 깊이가 중요하다. 대장암이 점막층 또는 점막하층까지만 자라있는 상태를 조기 대장암이라고 한다. 국가 5대 암 검진 사업과 대장내시경 건강검진의 증가로 인해 조기 대장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조기 대장암은 대부분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다. 대장암 중 일부는 표면에서 간헐적으로 소량의 출혈이 발생하는 소견을 보인다. 대장암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대변 속에 혈액이 있는지 확인하는 대변잠혈검사를 시행하는 이유다. 대변잠혈검사에서 혈액이 검출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대장내시경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조기 대장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보다 덜 침습적인 내시경 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내시경절제치료는 대장내시경을 통해 조기 대장암 자체만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점막절제술은 점막하층에 용액을 주입해 병변을 들어올린 다음, 올가미를 활용해 병변을 포획함으로써 종양을 절단한다. 조기 대장암의 병변 크기가 2㎝보다 작으면 대장내시경 하 점막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러한 내시경절제치료는 대장 밖에 위치하고 있는 림프절을 절제할 수는 없다는 한계를 갖는다. 조직검사 결과 주변 림프절 전이의 위험인자가 확인되면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실제 내시경절제치료를 받은 조기 대장암 환자 10명 중 1명 꼴로 주변 림프절까지 암세포가 퍼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장암이 비교적 일찍 발견됐더라도 병변의 크기가 2㎝를 넘으면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대장암 병변이 전후로 넓게 퍼져 있거나 병변 아래의 섬유화가 예상되는 경우 특수한 칼을 이용해 점막하층까지 박리해내는 점막하박리술이 시행되고 있다. 내시경으로 절제하기에 병변의 위치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처음부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대장암 병변의 크기가 너무 커 천공 발생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깊은 점막하층 침윤이 의심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이처럼 병변의 양상이나 암의 깊이, 합병증 위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하게 된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균형 있는 식사가 중요하다. 대장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요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상관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붉은 육류 외에도 동물 지방, 가공육, 알코올, 설탕과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와 비만 등이 대장암의 주요한 발생요인으로 여겨진다. 반면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로부터 섭취된 식이섬유는 대장암 발생을 막는 역할을 하며 시큼한 과일, 암녹색 채소, 말린 콩 등도 대장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들 중에는 대장암이 생길 것을 우려한 나머지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붉은 육류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분들이 있다. 문제는 붉은 육류를 섭취하지 않고 식이섬유, 채소만 섭취하면 오히려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상반된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특정 음식을 극단적으로 제한하기 보다는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적당량 섭취하길 권한다. 흡연은 모든 암 발생의 위험 인자다. 만약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반드시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공률이 높아진다. 조기 대장암을 포함한 대장암을 진단하기 위해 가장 정확한 검사법은 대장내시경이다. 특히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비만 등 대장암 위험 요인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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