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서울역 앞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을 요구하며 대여(對與)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 행동의 날' 집회에 약 30만 명(경찰 추산 1만 7000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해 170명의 현역 의원도 대부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김건희를 특검하라', '국정농단 진상규명'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울역 앞부터 숭례문, 시청으로 이어지는 4차로 도로를 메웠다. 이날 집회에서는 김 여사 특검 외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언과 구호와 함께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무대에 올라 연설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 불의한 반국민적 권력을 심판하자"며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증명할 때까지, 대통령은 지배자가 아니라 국민의 공복임을 인정할 때까지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 압도적 주권 의지인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을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는 어떤 불법에도 처벌 받지 않는 특권을 누리며 사실상 대통령 권한을 마음대로 휘두른다. 장님 무사를 조종하는 주술사 김건희가 나라를 지배한다"며 "김건희 특검을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 한다. 특검이든, 탄핵이든, 개헌이든 대한의 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박정희보다 잔인하고 전두환보다 뻔뻔한 부부 날강도는 그보다 더 무서운 철퇴를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자신과 배우자, 처가의 비리를 덮는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됐다. 윤 대통령은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를 출발시키자. 썩은 이는 뽑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지도부가 이번 집회를 계기로 윤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탄핵 여론 조성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달 1일 발표한 정기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 응답률이 집권 후 최저치인 19%까지 떨어졌다는 결과도 민주당의 공세 배경으로 지목된다. 민주당은 앞으로 지역별로 장외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의 장외집회에 대해 "이재명 대표 방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민생과 안보가 모두 위중한 시기에 다시 정쟁에 고삐를 죄고 있다"며 "이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 맞춤형 방탄 집회임을 국민이 모두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의 장외 투쟁은 민생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며 "산적한 민생 현안을 조속히 처리하라는 국민 명령을 되새기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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