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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1호 노벨생리의학상 배출” 고려대 의대, 이유있는 자신감

■편성범 고대 의대 학장 인터뷰

2023년 11월 취임…해외 유수 대학과 네트워크 확대

美 존스홉킨스대와 학생 교류 협정·예일대와도 협력

글로벌 혁신 가속화, 2028년 세계 30대 의대 도약

편성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학장이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의과대학 본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을 소개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고려대 의대가 1·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유행성 출혈열의 원인균 ‘한탄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게 1976년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이호왕 고대 명예교수는 바이러스의 병원체와 진단법, 백신까지 모두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생리의학상 후보 물망에 올랐죠. 고대에서 한국 1호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가 왜 못 나옵니까?”

작년 11월 임기를 시작한 편성범 고대 의대 학장(재활의학과 교수)은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혁신을 가속화해 개교 100주년인 2028년에는 세계 30대 의대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본교 의학과 85학번으로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이래 고대안암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 편 학장은 “입학한지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고려대’라는 단어를 들으면 설렌다”고 했다. 취임 당시 “가슴이 떨리는 학교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한 건 그런 진심에서 우러나온 표현이었다.



편 학장은 “고대 의대에는 최초의 기록들이 많다”며 “1959년 신경외과학교실, 1970년 재활의학교실, 1974년 성형외과학교실, 1976년 법의학교실 2000년 의학교육학 교실 등 국내 최초로 창립한 교실만 꼽아도 다섯 개나 된다”고 소개했다. 그런 자부심 만큼 고대 의대의 역량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안타까움도 컸다. 취임 이후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달려온 이유다.

고대 의대는 30년 넘게 의학교육의 중심축 역할을 해 온 제1의학관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치고 올해 초 개관했다. 최근에는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관의 증축·리모델링을 통해 국내 최정상급 의학교육·연구 인프라를 갖췄다. 지난 5월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학생 교류 협정을 체결하는 등 해외 유수 대학과의 네트워크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학생들에게 선진의학 시스템과 임상 경험을 제공해 글로벌 인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일념에서다. 이번 협정으로 재학생들은 의학과 4학년 전공 탐색기간 및 선택 임상실습기간에 존스홉킨스 의대생과 동일한 조건으로 실습할 수 있다. 예일대와는 글로벌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협력한다. 당장 내년부터 고대 의대 졸업(예정)자에게 임상 의사과학자와 기초 의과학자 프로그램 과정의 진학 기회가 주어진다. 예일대가 자체 재원으로 학비를 일부 지원할 뿐 아니라 학부부터 박사까지 연계되는 학위 과정 마련도 논의하고 있다.

편 학장은 “의정 갈등 사태로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어려워진 데 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 면서도 “글로벌 의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멈춰서야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언젠가 돌아올 학생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의대에서 교육을 받고 실습하며 글로벌 연구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노벨생리의학상의 산실이 되지 않겠냐는 얘기다. 그는 “아픈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도 사회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으려면 유연하고 융합적인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 며 “미래 100년을 내다보고 세계 의학을 선도하는 의대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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