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책으로 둔갑한 공무원…법원은 “무죄” 왜?

육아휴직 기간 중 구인구직 사이트로 취직

法 “신분 상실 위험 감수했다고 보기 어려워”

이미지 투데이

육아휴직 기간 중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 활동한 9급 공무원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4일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어재원)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9급 공무원인 A씨는 지난해 7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들로부터 4000만원의 현금을 수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육아휴직 기간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해당 업체에 취직했으며 "부동산 관련 아르바이트라고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해당 업체는 '세금 절감을 위한 현금 거래'라는 명목으로 A씨를 기만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전업주부 생활을 하다 늦은 나이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피고인은 연령대 비해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며 "안정적인 공무원 직을 상실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범행에 가담했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법원의 배려가 반영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