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은폐를 위해 시신을 훼손해서 북한강에 버린 사건의 피의자인 현역 영관급 군 장교가 체포돼 경찰에 범행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30대 남성 A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께 서울 강남 일원역 지하도에서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A씨는 현장에서 저항 없이 순순히 체포에 응했으며 곧장 혐의를 시인했고, 춘천으로 옮겨져 이뤄진 1차 조사에서도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춘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다가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강원경찰청으로 압송된 A씨는 춘천경찰서 앞에서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자와 무슨 관계냐", "유족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A씨는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국방부 직할 부대인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다. 피해자 30대 여성 B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지난달 말 계약이 만료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 피해자의 시신에 옷가지를 덮어놓고는 차량을 빠져나온 뒤 태연히 근무를 이어간 A씨는 퇴근 뒤 오후 9시께 부대 인근 건물에서 시신을 훼손했다. A씨는 이튿날 오후 9시 40분께 자신이 10여전 전 근무한 경험이 있는 강원도 화천군을 찾아 북한강변에 시신과 함께 범행 도구를 유기했다.
A씨는 시신이 떠오르지 않도록 시신을 담은 봉투에 돌덩이를 넣었으나 이달 2일 북한강에서 수면 위로 시신 일부가 떠오른 모습을 목격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이 드러나게 됐다. 경찰은 시신의 지문과 디옥시리보핵산(DNA)를 통해 B씨 신원을 확인했고, 이어 B씨 휴대전화 통화 기록, 폐쇄회로(CC)TV 분석·탐문 조사 끝에 용의자로 A씨를 특정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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