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으면 여성이 똑똑해집니다.’
중국 당국이 출산 장려를 위해 ‘출산의 장점’을 홍보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 계정 올렸다가 비과학적인 내용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게시물을 부랴부랴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진핑 정권의 저출산 위기 의식이 강압적이고 비합리적인 대책으로 이어지며 반발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의 저출산 대책을 담당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공식 SNS 계정에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얻는 4가지 큰 장점’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위원회는 게시물을 통해 “임산부와 가족들은 출산이 가져다주는 긍정적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며 출산이 자궁 근종 발생률을 낮추고 난소암 예방에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에서 임신·출산·육아 초기 여성들이 기억력·집중력 저하 등을 겪는 것을 표현한 ‘아이 하나를 낳으면 3년간 바보가 된다’는 속담과 관련해 “실제로는 여성을 더 똑똑하게 만든다”는 주장까지 담았다. 임신 중 호르몬 수치의 변화는 여성의 뇌 구조에 미묘한 변화를 일으켜 뇌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여성이 어머니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고, “그럼 전문가들이 직접 임신해서 똑똑해져 보라”, “아이를 낳으면 아름다움과 불멸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지 그러느냐”는 비판과 조롱이 쏟아졌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위원회는 나흘 만에 해당 게시물의 열람을 막았다.
앞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출생률 감소에 시달리는 중국 지방 정부가 가임기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임신 계획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요미우리는 “급속한 저출산 현상에 위기감을 느낀 시진핑 정권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일련의 행정이 여성을 중심으로 반발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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