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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한민국은 공연중] 연극·무용·클래식으로 가을 만끽…전국이 예술로 물들다

◆올해 첫 종합 공연예술축제…이달 10일까지 140회 무대

 서울국제공연예술제·웰컴대학로·서울아트마켓 등 각양각색

 청와대 공연 이틀간 3500명 몰려…관람객 90% 이상 만족감

 문체부 "내년 예산 늘려 완성도 극대화…글로벌 진출 도울 것"

청와대서 진행된 오오씨어터 가족뮤지컬 ‘토장군을 찾아라’ 공연 모습. 사진 제공=예경




지난 10월 19~20일. 가랑비가 흩날리고 날씨가 쌀쌀했지만 서울 종로구 청와대는 공연 열기로 가득 찼다. 청와대 헬기장 부지에서는 이틀에 걸쳐 오오씨어터 가족뮤지컬 ‘토장군을 찾아라’와 한국전통예술단 아울의 ‘어사매 풍류열전’ 등 서울과 지방에서 올라온 공연단체가 내놓은 10개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이틀간 3500여 명의 관객이 공연예술을 즐기며 가을 정취를 느꼈다.

비슷한 시기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터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꿈을 잇다’는 타이틀로 12일과 19일 열린 행사에는 약 600명이 현장을 찾아 꿈의 극단 ‘오즈의 마법사’, 전통연희와 자메이카 스카음악을 결합한 밴드 유희스카와 창작그룹 놀플러스, 연희점추리 등의 공연과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겼다.

이들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경영지원센터 등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대한민국 종합 공연예술 축제 ‘2024 대한민국은 공연중(2024 K-STAGE FESTA)’ 프로그램 일부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즐기는 공연’을 모토로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전국에서 엄선된 연극, 무용, 클래식, 음악 등 총 140건의 공연이 진행됐다. 국민들이 다양한 공연을 접하게 하고 이 같은 행사가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 공연으로 이어져 해외 무대에서도 성공하는 선순환을 일으키겠다는 취지다.

‘김화숙&현대무용단 사포’의 남원 공연 모습. 사진 제공=예경


이번 종합 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10월 3~27일), 공연관광 축제인 ‘웰컴대학로’(10월 5일~11월 3일), 국내외 공연유통 플랫폼인 ‘서울아트마켓’(PAMS, 10월 8~11일) 등으로 이뤄졌다. 또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 명동예술극장 등 서울의 주요 공연장에서 국립예술단체를 비롯해 ‘문화예술 전국 유통 공모사업’에서 선정된 민간의 우수 작품, 시·도립 예술단체 공연, 광역 문화재단들이 추진한 지역대표 공연 등이 관객을 만났다.

이외에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과 청와대 헬기장, 서계동 국립극단터 등지에서도 다양한 야외공연 행사가 열렸다. 서울 뿐아니라 전국체육대회가 개최된 경남 김해 일대에서는 국립합창단과 국립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이 공연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2024년 문화의 달’ 개최지인 전북 남원도 동참했다.

국립극단터에서 진행된 연희점추리의 ‘사자놀이패 등장이요’ 공연 모습. 사진 제공=예경


관객들의 편리를 위해 전국 주요 공연에 대한 관람·유통 관련 통합홍보를 진행했으며 주요 공연장별 패키지 입장권을 할인해서 판매했다. 전국을 오가며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철도여행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동안 다소 어렵게 느껴지던 국립발레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오페라단 등 클래식의 평균 객석 점유율은 98%로 사실상 매진됐다. 또 황정민, 장영남, 이종혁, 음문석 등이 출연한 별들의 낭독회 ‘게릴라 씨어터’는 4회차 공연이 모두 95% 이상 판매됐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이번 ‘대한민국 공연중’ 행사를 통해 관객들이 지역의 가까운 공연장에서 좋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예술가들은 더 자주 공연을 올려서 그 완성도를 높이고 그렇게 완성된 레퍼토리가 해외 무대로 진출하는 것이 우리 공연예술계를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전막발레 돈키호테’ 공연 모습. 사진 제공=예경


관람객들도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대한민국은 공연중’ 프로그램 관람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21명의 공연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1점의 높은 점수 평가를 기록했다. 전체 행사에 대해 ‘전반적인 만족’은 91%, 공연 가격이 ‘싸다’거나 ‘적절하다’ 응답은 87%에 달했다. 관람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공연 가격’(164명), ‘공연 장르에 대한 신뢰’(155명), ‘공연단체에 대한 관심’(139명)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은 공연중’ 관람객의 공연 관람 빈도는 응답자 가운데 절반(49.5%)인 145명은 1년에 5회 이상 관람한다고 답했고 15회 이상 관람도 65명이나 됐다.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페스타’ 공연 모습. 사진 제공=예경


앞서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집계한 ‘2023년 국민문화예술 활동조사’를 보면 지난해 우리 국민 가운데 연극 관람자 비중은 5.4%이었고 특히 국악·민속놀이 등 전통예술은 2.4%, 클래식 등 서양음악은 1.9%, 무용 0.5%로 전반적으로 낮았다. 결국 공연 유경험자가 또 경험한다는 의미로, ‘대한민국 공연중’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이번 축제를 통해 10월 한 달 간 누구나 어디에서나 공연을 접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음악회를 관람하고 있는 관객들. 사진 제공=예경


‘대한민국 공연중’을 포함해 문체부의 전반적인 공연예술 활성화 사업도 주목된다. 앞서 문체부는 현재의 서울 남산 자유센터를 국립공연예술창작센터(가칭)로 만드는 등의 ‘남산공연예술벨트’ 조성과 함께, 서울 외 지방에 ‘지역 대표예술단체’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청년 예술가 육성을 위해 국립예술단체 청년교육단원을 더 확대하고 아예 4~5개의 국립청년예술단 신설을 추진 중이다. 앞서 일반 청년들의 예술 향유를 위해 청년문화예술패스를 내놓은 바 있다.

이를 위해 순수예술 지원을 담당하는 문체부 예술정책관 관할의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9.1% 늘어난 6851억 원이 배정됐다. 내년 문체부 전체 예산안이 2.4% 늘어난 데 비해서는 상당히 큰 폭의 증가율이다.



문체부 측은 ‘대한민국 공연중’에 대해 “내년에는 서울아트마켓과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통합 연계한 아시아 최대 마켓형 공연예술축제로 더욱 성장시키고 공연예술계에 국내 유통과 해외 진출을 위한 더욱 크고 넒은 장이 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은 “우수한 예술인들과 창작진들의 공연이 더 많은 관객을 만나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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