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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대선 ‘극과 극’ 기로, 국익·안보 위해 모든 시나리오 대비하라


차기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5일 0시(현지 시각) 시작돼 25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요동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미국 대선 결과는 미국의 진로를 결정할 뿐 아니라 글로벌 질서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막판 유세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를 끝낼 때”라고 외쳤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멀라 넌 해고야”라고 응수했다.

대선 판세는 승패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박빙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 대선 및 상·하원 선거 결과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의 경제와 안보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고 정교하게 대비해야 한다. 두 후보는 모두 ‘자국 우선주의’를 중시하고 중국과의 패권 전쟁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에서 방향은 같지만 실행 강도에서 차이가 클 것이다. 재선 후 고율 관세 부과를 공언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유세에서 한국·중국·독일을 겨냥하며 “다른 나라의 일자리와 공장을 빼앗아오겠다”고 주장했다. ‘법인세를 낮춰 한국·일본·중국 등과 경쟁해야 한다’는 도발적 언사를 일삼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반도체지원법 폐지 등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반도체·배터리 대미 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해도 노동자와 환경을 중시하는 경제정책과 대기업 증세 등으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트럼프 2기가 출범할 경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북핵 협상론 등의 안보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트럼프는 한국을 ‘머니 머신’으로 지칭하며 주한미군 방위비 대폭 증액 카드로 으름장을 놓았고, “핵무기를 가진 김정은과도 매우 좋은 관계”라며 북한과의 정상 외교 복원 의지도 밝혔다. 북한이 이날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 대선을 겨냥한 도발이다. 반면 해리스는 최근 “한국은 이미 상당한 방위비 분담금을 미국에 제공하고 있다”며 한미 동맹 강화 의지를 밝혔다. 미국 대선 결과는 ‘극과 극’의 결과를 안겨줄 수 있다. 우리는 양국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한미 간 협력으로 국익과 안보를 지킨다는 관점에서 미 대선 결과의 여러 시나리오가 가져올 영향을 분석하면서 실용적인 외교전을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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