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이 계속되면서 높은 곳에서 서울을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 명소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잠실부터 광화문·여의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색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어서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까지 이어지면서 ‘핫플’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하는 가스 기구 ‘서울달’은 8월 중순부터 이달 3일까지 총 1만 7000여 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21%에 달했다. 이용객 5명 중 1명은 외국인이었던 셈이다. 운영 초기부터 내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탑승 수요가 몰리며 주말에는 마지막 탑승 시간인 오후 9시 30분보다 3시간여 빠른 오후 6시께 이미 예약이 다 찬다고 서울관광재단 측은 설명했다.
서울달을 타려는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한강과 고층 빌딩으로 구성된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높은 곳에서 구경할 수 있는 이색 방법이기 때문이다. 서울달의 겉모습은 해외 열기구와 비슷하지만 가스를 연소시키며 띄우는 방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한 번에 20명 내외가 탑승해 최대 건물 43층 높이까지 올라 7분여간 상공에 머무른다. 이용객들은 여의도 일대부터 한강 너머 남산타워·월드컵경기장 등까지 볼 수 있다. 일몰 후 탑승하면 서울의 야경을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서울관광재단 측은 “현재까지는 영어권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서울달을 이용했다”며 “온라인 예약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월드가 운영하는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역시 외국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올 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전체의 23%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서울스카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15%였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12%)과 비교하면 두 배까지 늘어난 규모다.
서울스카이는 123층, 555m 높이로 국내에서 가장 높다. 세계에서 높은 전망대 기준으로는 6위를 차지하고 있다. 360도 파노라마로 서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동쪽의 올림픽공원, 서쪽의 대모산, 남쪽의 남한산성과 석촌호수, 북쪽의 아차산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가을철에는 서울 전역의 단풍을 하늘 위에서 조망하는 게 가능하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행 코스로 서울스카이를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118층 전망대에는 유리 바닥으로 된 ‘스카이데크’가 설치돼 있어 공중에서 단풍을 내려다볼 수 있다.
서울스카이에서는 올해 말까지 장애인 아티스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특별 전시 ‘2024 렁트멍 아트 컬렉션’도 진행된다. 1차 전시(11월)와 2차 전시(12월)로 나눠 유망한 장애 예술가 50여 명의 작품 150여 점을 선보인다. 방문객들이 서울의 전망을 보면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이동 동선을 따라 120층 북측 스카이테라스와 라운드월에 다양한 작품들을 배치했다. 롯데월드 측은 “별도 예약 없이 현장에서 티켓을 구입해 오는 외국인들이 많다”며 “대만·유럽·미주 등 국적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남산 ‘N서울타워’의 경우 올 들어 9월까지 총 56만 명이 방문했다. 1년 전보다 16.7% 증가한 수치다. 입장객 중 외국인의 비중도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연인들이 남산에 자물쇠를 거는 장면이 나오면서 ‘사랑의 자물쇠’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필수 포토존으로 자리 잡았다. N서울타워는 해발 480m 위치에서 서울시를 360도 파노라마 뷰로 조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가을철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전망대·열기구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멀리 가지 않고도 서울 시내에서 손쉽게 높은 곳에 올라 풍경을 즐기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부쩍 늘고 있다”며 “전망대에서 다른 즐길 거리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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