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남성 갱년기 장애가 새로운 건강 문제로 떠올랐다. 40세 이상 남성 6명 중 1명이 잠재적 환자라는 충격적인 데이터가 공개됐다.
산케이신문은 5일 불안감, 짜증, 갑작스러운 식은땀 등은 흔히 여성 갱년기의 대표적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 결과 호르몬 감소로 인한 이러한 증상이 남성에게도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 소재 기업 '트루리(TRULY)'는 올해 3월 남성 호르몬 검사 키트 '메노포 체크 포 맨(MENOPO CHECK FOR MEN)'을 개발했다. 이 키트는 머리카락 10개만으로도 호르몬 수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검사 방법은 간단하다. 3cm 이상의 머리카락을 잘라 전용 패키지에 넣어 보내면 약 3주 후 라인(LINE) 메신저를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혈액 검사와 달리 채취 시간에 따른 수치 변동이 없어 보다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도쿄 소재 기업과 공동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20~40대 남성 직원 20명을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한 결과, 전 연령대에서 평균치보다 낮은 수치가 나타났다. 특히 수면 시간과의 상관 관계가 높았는데, 하루 수면 시간이 4시간 정도인 직원들의 경우 최하위 등급을 기록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실시한 갱년기 증상 관련 의식 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 여성의 30~50%가 남성 갱년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남성의 경우 60~64세에서도 16.5%에 그쳤다. 20대의 경우 10% 미만이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증상이 갱년기로 인한 것임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다른 질병으로 오인하는 '숨은 갱년기' 환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트루리사의 니노미야 미마코 CEO는 "피부 관리처럼 호르몬 케어가 사회에 널리 퍼지길 바란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조직의 생산성 향상과 개인의 웰빙 실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내 시장에서는 남녀 갱년기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6000억 엔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이상 관리직 직원들의 이직이나 보직 변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기업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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