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2명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비난했다가 체포되고 이들의 가족도 행방불명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4일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소식통을 통해 “황해남도 해주시에 사는 주민 2명이 김여정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가 보위부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달 김여정이 발표한 평양 무인기 사건 관련 담화를 보고 “치마 두른 여자가 저렇게 날뛰는 것이 꼴 보기 싫다”, “여자가 뭘 안다고 나서서 야단인가”, “인민들이 얼마나 살기 힘든데 나라의 경제적인 상황이나 뒤에서 잘 보살펴야하는 것이 아니냐”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또 최근 남북관계의 긴장 상황에 대해 “이 나라가 빨리 망하려면 전쟁이 일어나야 한다”며 “전쟁이 일어나면 사람들이 모두 한국이나 중국으로 달아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통일’, ‘민족’ 개념을 삭제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 주민들은 누구나 통일을 목표로 하는데 오늘의 국가는 더는 통일을 원하지 않으니 반쪽짜리 국가로 남게 됐고 우리의 희망도 사라졌다”며 비판했다고 한다.
체포된 주민 2명은 평소에도 거리낌 없이 북한 당국을 비난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고 전해졌다. 체포되기 전날에도 함께 김여정과 당국을 비난하는 이야기를 나눴다가 이들의 대화를 들은 다른 주민이 보위부에 밀고하면서 발각됐다.
체포 다음날 이들의 가족들도 행방이 묘연해져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소식통은 “동네 주민들은 하룻밤 사이에 갑자기 두 가족이 사라진 것에 경악했고 지금도 가슴을 졸이고 있다”며 “특히 이 두 가족과 친분이 있던 주민들은 혹여나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해주시는 예전부터 주민들의 의식이 많이 깨어 있는 곳으로 여겨졌다”며 “최근 해주의 또 다른 주민도 술자리에서 국가를 비난하는 말을 했다가 보위부에 끌려갔다”고 했다. 이에 해주시 보위부가 정보원을 더 늘려 주민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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