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이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일 한국 미술품감정연구센터 기업부설연구소 카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미술품 경매기업 9개사의 낙찰총액은 전년동기대비 26.19% 감소한 237억5025만 원을 기록했다.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 기업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미술품 경매 낙찰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12% 감소했다. 고미술품을 주로 다루는 마이아트옥션은 52%나 줄었다.
케이옥션은 전년 대비 오프라인 낙찰총액이 45% 줄었으나 온라인 낙찰총액은 2.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아트옥션은 출품작 수량을 대폭 줄이고 점당 가격을 높이며 시장에 대응했다. 카이는 “최근 미술품 경매 시장은 구매자보다 판매자가 더 많아 중저가 작품을 소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온라인 경매의 비중이 확대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해외 경매 시장의 상황은 국내와 대조적이다. 아시아 대표 가을 경매인 크리스티 홍콩경매는 전년 대비 35.99%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크리스티는 조정기나 침체기에도 ‘잘 팔리는’ 파블로 피카소 등 역사적인 작가의 작품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침체기를 버티고 있다. 카이는 “국내에서는 김환기, 박수근, 유영국 등 검증된 작가군이 기반이 되고 이대원, 김종학 등 주요 작가군으로 자금이 이동해야 하지만 아직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홍콩 경매나 서구 미술시장은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제도적 기반이 미약한 국내 미술 시장은 최악의 3분기를 보냈다”며 “이런 추세라면 당분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술관 등 전시 기관이 주요 작가들의 전시를 여는 방법으로 구매 수요의 불안 심리를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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