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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동 대사, 트럼프와 네트워크 형성 앞장…정·재계 인사들과도 폭넓게 소통 [美 대선 2024]

■트럼프 한국내 인맥은

지성호·박영선·정동영 등 친분

여야, 트럼프 측근과 '동맹 교감'

이재용·최태원 등 재계도 인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따돌리고 재선을 확정지으면서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할 한국 내 인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정·재계에서는 미리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하고 다양한 인맥을 구축한 만큼 비교적 안정적으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앞줄 오른쪽 네 번째) 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서 정의선(〃 두 번째) 현대차그룹 회장,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2018년 트럼프의 첫 대통령 국정연설에 초청받은 탈북민 출신 지성호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적이다. 지 전 의원은 당시 트럼프가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며 소개하자 목발을 치켜들어 호응하면서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로도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할 때마다 지 전 의원의 일화를 수차례 거론했고 그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면담하기도 했다.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동섭 국기원장은 2021년 미국 플로리다주 트럼프 별장을 방문해 퇴임한 그에게 직접 태권도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전 국민의힘 의원은 트럼프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과 깊은 인연이 있다. 박 전 의원은 폼페이오 전 장관과 하버드대 동문으로 폼페이오 전 장관이 올해 5월 방한했을 때도 독대해 한미 관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야권에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트럼프 측과 끈이 닿는다. 박 전 장관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라인스 프리버스와 만나 한반도 문제와 한미 동맹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약 두 차례 의원외교단 자격으로 미국을 찾아 트럼프의 멘토로 알려진 마이클 베일킨 변호사를 만났다.



외교 당국은 무방비 상태였던 2016년 트럼프 1기를 경험 삼아 트럼프 측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그의 재선 가능성에 일찌감치 대비해왔다. 공식 외교 라인에서는 2017년 외교부 기조실장이었던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가 전면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 관료들도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을 비롯해 빌 해거티 상원의원(테네시·공화)과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 등 트럼프 측 주요 인사들이 한국을 찾을 때마다 빠짐없이 회동했다.

재계는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와 꾸준히 만남을 이어가며 소통해왔다. 트럼프는 첫 번째 재임 당시 한국을 찾아 국내 재계 인사와 두루 회동한 바 있다. 2019년 6월 방한 당시에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일으켜 세우면서 대미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앞서 2017년 11월 내한했을 때도 청와대 국빈만찬에 박용만 당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 등이 참석해 인사를 나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9년 5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트럼프와 면담했다. 롯데케미칼이 31억 달러(약 4조 35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석유화학 공장을 설립한 데 따른 감사 인사 자리로, 트럼프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수장인 풍산그룹 류진 회장은 미국 경제계뿐 아니라 정계 인사들과도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류 회장은 부친 류찬우 풍산 창업주가 구축한 해외 인맥 등을 토대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도 인연을 맺었다. 그는 부시 부자와의 인연을 계기로 트럼프 측과도 인맥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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