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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세진 ‘트럼프 스톰’…경제·안보 리스크 대비해 안전벨트 조여라


‘트럼프 2.0’ 시대가 열리면서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안보 지형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5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압도적인 차이로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했다. 트럼프 후보는 6일 승리를 선언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모두 미국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4년 만에 연방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는 등 의회 권력을 쥐면서 트럼프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의 귀환은 전 세계에 충격을 주면서 국제 질서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트럼프는 보편관세 부과 등 1기 때보다 독하고 거센 무역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의 공언대로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동맹국 방위비 인상 압박 등이 현실화될 경우 서구 중심의 가치동맹에 금이 갈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내년에 세계 경제 규모가 7%나 줄고 미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콕 짚어 “미국 산업을 빼앗아가는 경쟁 상대” 등으로 표현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압박할 기세다. 또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할 경우 보조금 지급 약속을 믿고 대미 투자에 나선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트럼프발(發) 경제·안보 복합 리스크에 대비해 기업과 정부·정치권이 힘과 지혜를 모으고 분야별 대책을 정교하게 가다듬을 때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정은과도 좋은 관계를 맺었다”며 북한과의 정상 외교 복원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한의 핵 동결과 대북 제재 완화 등을 맞교환하는 북핵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 정부는 ‘북핵 폐기’ 입장이 관철될 수 있도록 치밀하게 대처해야 한다.



정부는 다양한 채널로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국익과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미동맹 격상 방안을 찾아야 한다. 내년 1월 트럼프의 공식 취임 이전이라도 물밑 접촉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성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는 점을 들어 고율 관세 적용 예외를 주장하는 등 한미 양국이 협력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초격차 기술력과 강력한 자주 국방력 등 우리의 실력을 키워야 미 행정부의 리더십 변화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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