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한 ‘장유빈 천하’가 눈앞이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조기 확정하고 마지막 대회에 나선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이 첫날 보기 없는 3언더파 68타의 스코어를 적어냈다. 장유빈은 7일 제주 서귀포 표선의 사이프러스 골프앤리조트(파71)에서 벌어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억 원) 1라운드에서 버디만 3개를 잡았다. 선두와 2타 차의 공동 8위다.
시즌 2승에 준우승 네 번의 장유빈은 지난주 전북 장수에서 열렸던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종료 후 최고 영예인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확정하고 홀가분하게 제주로 넘어갔다. 팬들의 기대는 대상을 넘어선 전관왕(4관왕)이다. 상금(약 10억 4100만 원)과 평균 타수(69.53타)도 장유빈이 1위이고, 다승 부문은 김민규와 공동 선두다. 평균타수는 2위 이정환과 차이가 꽤 커 상금 부문이 관건이다. KPGA 투어 역사상 대상과 상금왕, 평균타수 1위, 다승왕을 싹쓸이한 사례는 2009년 배상문이 마지막. 장유빈이 15년 만의 대기록에 다가서 있다.
장유빈과 상금 2위 김민규의 금액 차이는 약 5700만 원이고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2억 2000만 원이다. 우승이나 우승에 근접한 성적을 내야 하는 김민규가 이날 장유빈과 같은 조에서 4오버파 공동 62위로 처진 반면 장유빈은 우승도 노릴 만한 위치에 오르면서 싹쓸이 기록 탄생 가능성은 일단 부쩍 커진 분위기다. 물론 2라운드부터 김민규의 대반격이 나올 수도 있다.
장유빈은 첫 번째 파5인 4번 홀에서 310야드 드라이버 샷으로 페어웨이를 가른 뒤 두 번째 샷으로 그린 주변에 갖다 놓고는 정교한 쇼트 게임으로 손쉬운 버디를 잡았다. 이후 아깝게 벗어나는 퍼트가 이어지다 9번 홀(파4)에서 5m 버디 퍼트 성공으로 어깨를 폈다. 11번 홀(파5)에서 2온 2퍼트로 또 1타를 줄인 장유빈은 마지막 파5인 14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끝에 타수를 줄이지 못한 게 아쉬웠다. 92%의 높은 페어웨이 안착률을 이어가다 17번 홀(파4)에서 티샷을 왼쪽 깊은 러프로 보냈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샷을 잘해 어렵지 않게 파로 막았다.
송민혁(20·CJ)은 역전 신인왕 가능성을 키웠다.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를 쳐 이동민, 박은신과 공동 선두다. 현재 신인상 포인트 1위는 김백준이고 송민혁은 2위다. 김백준이 3오버파로 처져있어 역전 확률이 높아진 상황이다.
송민혁은 “그전까지는 신인상 포인트 차이가 커서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지난 대회부터 가능성이 생기면서 욕심도 생겼다. 김백준 선수의 순위는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9월부터 아버지에게 골프백을 맡긴 송민혁은 “아버지의 골프 실력은 100타를 넘는 초보지만 퍼트 라인을 잘 보신다”며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아빠 캐디’의 도움을 꼽았다. 지난주 대회에서 첫날 11언더파를 몰아쳤지만 이후 다소 주춤한 끝에 공동 4위로 마감했던 송민혁은 “컷이 없는 이번 대회에서는 지키기보다 더 공격적으로 경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주 대회에서 통산 3승째를 올린 이동민은 첫홀부터 샷 이글을 터뜨리는 등 2주 연속 우승을 향해 달렸고 지난주 준우승자 박은신은 시즌 첫 승 도전에 나섰다. 이정환과 이형준 등은 4언더파 공동 4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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