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석 달 만에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다만 올해 중 추가 인하는 더 없을 것을 시사하면서 파운드화는 소폭 상승했다.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앤드류 베일리 총재가 이끄는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 8명은 기준금리를 5.0%에서 4.7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단 한 명이 5%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베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가깝게 유지되도록 해야 하므로 금리를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인하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경제가 예상대로 개선된다면 금리는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중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시장에서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0.4% 소폭 상승했다.
BOE의 기준 금리 인하는 2020년 3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그전에는 지난해 8월까지 14회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고 올해 6월까지는 7차례 연속 동결해 16년 만의 최고인 5.25%를 유지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예고된 수순이라는 의견이 많다. 영국은 지난달 30일 발표된 예산안을 발표하며 연간 700억 파운드의 공공 지출을 예고했다. 또 지출 자금의 절반 가량을 차입, 즉 빚을 내서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며 차입 비용(금리)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BOE가 내년 말까지 금리가 3.7%로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정부 부채와 낮은 금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특히 전 세계에 일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협은 더 커진 상황이다. 영국의 소비자물가(CPI)는 현재 1.7%로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지만 에너지 물가 상승률은 겨울인 12월 2.5%로 상승할 전망이다. BOE는 공공 지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예산안이 인플레이션을 0.5%포인트 가량 끌어올릴 수 있다며 “물가 동향을 지켜볼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통화회의를 연 스웨덴도 0.5%포인트 내린 2.75%로 결정했고 노르웨이는 4.5%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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