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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尹 “모든 게 제 불찰”…더 낮은 자세로 민심 받들어 전면 쇄신 나서야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대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는데 국민께 걱정을 끼친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 쇄신에 나서겠다”며 노동·연금·교육·의료 등 4대 개혁 추진 의지도 나타냈다. 내각·대통령실 인적 개편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인재 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사과와 함께 쇄신 의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려 했겠지만 법률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해명이 너무 길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인 명태균 씨의 통화 녹취록 공개로 제기된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명 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적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 누구를 공천 주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며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변론에 주력했다. 이러니 회견에 대해 ‘무제한 토론’이 아니라 ‘무제한 해명’으로 변질됐다는 냉소적인 얘기도 흘러나온다.

윤 대통령이 포괄적으로 국정 쇄신 의지를 밝혔으나 구체적 실천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여사 논란 재발 방지 조치로 제2부속실장에 장순칠 시민사회2비서관을 임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한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추천하면 당연히 임명할 것”이라고만 답변했다. 또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자제에 대해서는 “국민이 싫어하시면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두루뭉술하게 언급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김 여사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에 부족하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이날 NBS(전국지표조사)에서 19%로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윤 대통령은 “전광판 보고 운동하면 되겠나”라며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 국정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 대국민 사과를 시작으로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눈높이에서 구체적으로 전면 국정 쇄신을 실천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등 돌린 민심을 회복해 남은 절반의 임기 동안 국정을 정상화하고 구조 개혁도 추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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