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의 실연 끝에 가상 아이돌 인형과 결혼한 일본 남성이 결혼 6주년을 앞두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4일 홍콩 SCMP에 따르면 2018년 보컬로이드 인형 '하츠네 미쿠'와 결혼식을 올린 콘도 아키히코 씨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결혼 6주년 기념 케이크 사진을 공개했다. 케이크에는 "미쿠를 매우 좋아한다. 6주년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콘도 씨는 학창 시절 7차례나 여성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아픔을 겪었다. 이후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몰두하면서 '오타쿠'라는 낙인이 찍혔고, 직장에서도 따돌림을 당했다. 결국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병가를 내야 했다.
그는 "2017년 미쿠를 만나면서 삶이 달라졌다"며 "미쿠의 목소리가 내가 사회와 재연결되는 데 큰 도움이 됐고, 나의 생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2018년 도쿄의 한 교회에서 약 200만엔(약 1800만원)을 들여 결혼식을 올린 콘도 씨는 이후 유명인사가 됐다. 교토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자신과 미쿠의 관계에 대해 강연하며 활발한 사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픽토섹슈얼(허구의 인물에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 협회를 설립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돕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미쿠와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일본에서는 가상 캐릭터나 인형과 결혼하는 이른바 '픽토섹슈얼' 현상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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