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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과 달리 트럼프에 아첨…민주당에 시달린 빅테크 변심"

경영진 일제히 당선 축하 메시지

정권 교체 불확실성에 대비 나서

바이든 정부 반독점 소송도 영향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눈치 보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년 전 트럼프 1기 출범 당시에는 무시로 일관했던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이 ‘익숙한 불확실성’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이던 빅테크가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기간 반독점 소송에 시달리며 민주당에 염증을 느끼게 됐다는 분석도 따른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월 24일(현지 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8년 전 트럼프가 처음 대선에 출마했을 때 그를 무시했던 빅테크 임원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아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주요 빅테크 경영자가 투표일에 앞서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빅테크 경영진의 ‘아첨’은 대선 향방이 결정된 후 노골화하면서 대다수 빅테크 CEO가 X(옛 트위터)에 당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8년 전 트럼프의 첫 임기 시작 때와는 판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었던 빅테크는 트럼프 1기 4년 동안 정부와 지속적인 갈등을 빚어왔다. 당시 트럼프는 제프 베이조스가 워싱턴포스트(WP)를 소유했다는 이유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미 국방부 클라우드 계약을 취소하도록 압력을 넣었으며 플랫폼 기업이 자신에 대한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를 감옥에 넣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가 첫 임기 동안 기술 산업을 대하는 방식은 예측 불가능했고 때로는 가혹했다”며 “빅테크 전략의 변화는 기업 리더들이 그의 첫 번째 임기 동안 무엇을 배웠는지 선명하게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입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을 짐작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두려움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구글·아마존을 상대로 한 미 법무부 반독점 소송에 반대 의견을 보였는데 정작 이 조사는 트럼프 첫 임기 중 시작된 것이다. 그는 첫 임기 말인 2020년 국가 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틱톡 개발사인 바이트댄스의 강제 매각을 추진했으나 이번 대선 캠페인 중에는 틱톡 편을 들었다. 뉴욕대 기술정책센터소장인 스콧 바브와 브레넨은 NYT에 “트럼프 당선인은 기술에 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예측 불가능하며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입장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 정권이 빅테크 해체에 열을 올렸다는 점도 변심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정권 4년간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구글·아마존·애플·메타 등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벌였다. 소송은 지루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구글 등은 사업 부문 강제 매각까지 거론되는 처지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는 공격적인 반독점 조치와 인수합병(M&A)에 대한 단속으로 빅테크에서 뒷걸음질 쳤다”며 “트럼프는 기술적 우위를 놓고 중국 등과 지정학적 전투를 벌이는 빅테크들의 규제에 대한 불평을 호의적으로 경청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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