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고 있는 아파트 방충망에서 박쥐 한 쌍이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당 박쥐는 한국에 서식하는 종으로,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아파트 등에 종종 출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연합뉴스는 경기 평택시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이모씨(38)가 지난 1일 베란다 방충망에서 박쥐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성인 손바닥 반만 한 크기인 해당 박쥐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주애기박쥐'로 추정된다. 안주애기박쥐는 머리와 몸길이가 60~80㎜에 불과한 작은 박쥐다.
처음 박쥐를 발견할 당시 이씨는 방충망에 물을 뿌리거나 막대로 박쥐 쪽을 쳐봤지만, 박쥐는 미동도 하지 않고 그대로 방충망에 붙어 엿새를 지냈다고 한다. 심지어 엿새째인 6일 오전에는 비슷한 크기의 박쥐 한 마리가 더 늘었다고. 이제 한 쌍이 된 박쥐는 방충망에 달라붙어 있거나, 방충망 위를 느린 속도로 기어 다니는 등 여전히 주변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겨울잠을 자던 박쥐가 이동하다가 잠시 쉬는 것이라고 하더라"며 "일단 날아갈 때까지 기다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쥐들은 소리는 내지 않고, 움직임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야생동물구조센터 관계자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동면 장소를 찾지 못한 박쥐가 비교적 따뜻한 아파트 창문에 붙어 있는 것"이라며 "흔한 현상"이라고 전했다. 센터에 따르면 도내 박쥐 구조 건수는 2021년 30건, 2022년 14건, 지난해 14건, 올해 상반기까지 8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방충망에 박쥐가 붙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경우 하루 정도 지켜봤다가 기온이 오른 낮에 막대로 가볍게 방충망을 치거나 물을 뿌려 날아가도록 유도하면 된다고 권했다. 만일 오랫동안 박쥐가 날아가지 않으면 관할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신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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