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의대생 최 모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최 씨는 “정말 죄송하다”고 피해자 유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 결심 공판에서 이 같은 형을 구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0일 오전 10시에 선고를 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미 사망한 시점에서도 여러 차례 찔러 시체를 손괴했다”며 “사람을 살리는 학문을 공부했던 자가 살인을 범한 피고인으로 남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형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형수로서 참회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유족과 피해자를 위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와 피해자 유족, 그리고 지인들 모두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최 씨는 “이 모든 비극은 모두 저 한 사람의 책임이다”며 “한때 사람들을 치료하는 학문을 공부하며 사회적 기대를 받았지만 범행으로 인해 충격과 슬픔만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어머니께서 유치장에 수감된 저를 보러 오신 날 눈물을 보이며 ‘너의 잘못을 늬우치고 사죄를 해야 다 용서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모든 분들에게 사죄를 드리고 눈물짓게 만들어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검찰 구형과 피고인 최후진술을 지켜보던 피해자 유족 측은 때때로 눈물을 흘렸다. 일부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법정 밖으로 나가 몸을 추스르기도 했다. 피해자 아버지는 최 씨에게 반드시 사형을 구형해달라고 재판부에 읍소했다. 그는 “딸을 먼저 보내고 집에 갇힌 채 고인이 된 딸 방에서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인간이 흘릴 수 있는 눈물의 끝이 어딘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고 흐느꼈다. 이어 “피해자 조사부터 줄곧 제가 원하는 건 피고인의 사형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사형을 선고해서 딸을 잃은 고통에서 치유받게 해달라”고 무릎을 꿇고 간청했다.
최 씨는 올 5월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채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피해자와 중학교 동창 사이로, 올해 4월 피해자 부모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 피해자 부모는 이를 알게 된 후 혼인 무효 소송을 진행하겠다며 반대하자 여자친구와 결별 문제 등으로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최 씨는 서울 소재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며, 과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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