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로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2년 9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분기점을 맞이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 시간) 미 NBC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대선 이후 아직 통화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기간 중 당선이 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공언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준비됐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암살 시도 사건과 관련해 “그는 매우 정확하고 용감하게 자신을 보여줬다. 남자다웠다”고 추켜세우며 “이 자리를 빌어 그의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전 협상이 시야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날 푸틴 대통령은 “언젠가는 미국과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란다”면서도 “공은 워싱턴으로 넘어가 있다”고 미국 측의 변화를 촉구했다. 또 러북 합동 군사협력에 대해 “지켜보자. 우리는 훈련을 할 수도 있다. 왜 안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를 일시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11개 금융기관에 에너지 관련 거래를 허용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스베르방크 등 러시아 대표 은행이 대상에 포함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전쟁을 빨리 끝내기를 원한다고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졸속 협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틀어막는 등 제재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른바 ‘최대 압박 2.0’ 캠페인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과 석유 시설들을 겨냥해 공습을 가하는 방안을 미국이 용인하거나 나아가 찬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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