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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환자 느는데…‘이 병’ 있으면 유방암 위험 1.3배 [헬시타임]

■고려대·연세대 의대 공동 연구팀

2007~2018년 건보공단 자료 활용

조현병 여성 등 90만여 명 추적 분석

조현병·항정신병 약제의 유방암 영향 규명

사진=이미지투데이




조현병을 앓고 있는 중년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최대 40% 가까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철현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정선재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조현병 유무와 항정신병제 사용 기간이 유방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 중 하나인 유방암과 정신질환 사이의 연관성은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주제다. 최근에는 일부 항정신병 약제가 유방암 발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를 규명하기 위한 학계의 노력이 이어져왔다.

조철현(왼쪽)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정선재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사진 제공=


연구팀은 조현병을 가진 18~80세 여성 약 22만 명과 기타 정신질환을 가진 여성 22만여 명, 정신질환 병력이 없는 여성 45만여 명 등 총 90만여 명을 대상으로 2007~2018년 의료 기록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조현병 여성 집단의 유방암 발생 위험은 정신질환이 없는 여성 집단의 1.26배, 기타 정신질환 여성 집단의 1.07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폐경기 전후 여성들에게서 두드러졌다. 연구팀이 연령대별 차이를 살펴본 결과 조현병 여성 집단 중 40~64세는 조현병이 없는 동일 연령대 여성 집단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1.36배나 높았다. 반면 40세 미만과 64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집단 간 유방암 발생 위험도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항정신병 약제를 장기간 복용할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분석 대상자 중 항정신병 약제를 4년 이상 복용한 경우 6개월 미만 복용한 경우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1.36배 높았다. 대규모 데이터를 토대로 항정신병제 사용에 관한 임상 가이드라인을 국내 환자들에 맞춰 정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조현병 환자의 유방암 예방을 위한 임상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한편 항정신병 약물의 장기 사용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 교수는 “조현병을 앓는 여성에서 유방암 조기 검진과 예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근거가 마련됐다”며 “특히 폐경기 전후 여성 환자들은 반드시 정기적으로 유방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교수는 “항정신병 약물의 장기 사용이 불가피한 환자의 경우 유방암 발생 위험을 고려해 약물을 선택하고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영국정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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