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김아림(29·한화큐셀)이 훌라춤을 췄다. 홀인원 기운으로 우승까지 내달리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군단의 올 시즌 3승째를 책임졌다.
김아림은 10일(한국 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호아칼레이CC(파72)에서 끝난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나흘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2위 나탈리야 구세바(러시아·16언더파)를 2타 차로 제쳤다. 우승 상금은 45만 달러(약 6억 2000만 원). 2020년 12월 최고 메이저 대회로 통하는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던 김아림은 3년 11개월 만에 투어 2승을 달성했다. 당시 US 여자오픈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의 초청선수로 출전한 것이었고 이번은 LPGA 투어 회원으로서 거둔 첫 우승이다.
2021년부터 LPGA 투어를 뛴 김아림은 올해 두 번의 공동 9위가 최고 성적(팀 경기인 다우 챔피언십 공동 8위 성적 제외)일 만큼 고전하고 있었다. 세계 랭킹은 72위까지 처졌다. 이 대회는 첫날부터 느낌이 좋았다. 첫 홀부터 이글이 터진 것. 3라운드에는 9번 홀(파3·140야드)에서 홀인원까지 나왔다. 미국 진출 이후 두 번째 에이스다. 김아림은 1타 차 선두로 나선 최종 4라운드에도 버디 6개(보기 2개)를 잡는 견고한 플레이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1~4라운드 내내 선두)의 영예를 안았다.
나흘 동안 평균 드라이버 샷 278야드의 장타를 뽐낸 김아림은 그린에서도 라운드당 퍼트 수 27개의 정교함을 자랑했다. 이날 하타오카 나사(일본)가 소나기 버디를 뿜으며 한때 김아림을 1타 차로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아림은 후반에 버디만 3개를 잡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고 이 사이 하타오카는 마지막 두 홀 연속 보기로 미끄러졌다. 교포 선수인 오스턴 김(미국)이 15언더파 3위에 올랐고 하타오카는 14언더파 4위다. 고진영이 12언더파 7위, 김효주가 10언더파 공동 9위에 오르는 등 톱10 가운데 한국 선수 3명이 들었다. 스폰서(롯데) 초청선수로 나선 KLPGA 투어 톱 랭커 황유민은 3언더파 공동 35위로 마감했다.
지난해 5승을 합작한 한국 군단은 올해는 3승(양희영·유해란·김아림)을 거뒀다. 올 시즌 남은 대회는 2개다. 시즌 포인트 65위였던 김아림은 이날 우승으로 거액의 상금이 걸린 최종전 출전 자격(포인트 상위 60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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