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국내 보도와는 달리 트럼프가 압승했다. 전문가들이 공식처럼 믿고 있는 대중 선동 방식은 진정한 민의를 읽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트럼프가 당선된 만큼 왜곡된 정보와 잘못된 미신이 아닌 확실한 근거와 이론적 논리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트럼프는 고립주의적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해 왔고 미국 공화당이 의회 양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트럼프의 공약은 실천 가능해졌다. 미국의 고립주의를 극복하고 한미동맹으로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이승만 전 대통령의 지도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대미 외교뿐 아니라 글로벌 외교, 대미 통상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트럼프 2기에도 미중 무역전쟁이 재발할 것으로 보인다. 상호주의적 관세 부과 정책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는 우리나라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미국 의회는 관세에 관해 다른 셈법을 갖고 있어 미국의 관세정책이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
유가는 하향 안정화할 것이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인플레이션이 핵심 쟁점이 됐다.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봉사료에 대한 감세 정책을 실행하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공급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 트럼프는 에너지 가격을 낮춰 물가를 관리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강조했다. 유가 안정은 세계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고 각국이 금리를 정상화하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가짜 환경론자들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1기에서 세금 혜택을 받는 연기금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후 이를 허용했으나 트럼프 2기에는 다시 불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탄소 문제를 무역 장벽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해 탄소 정책도 폐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력 공급 정책이 태양광 중심에서 원자력 중심으로 바뀌고 전력망 효율성의 개선을 위한 투자가 더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다.
전기차에 대한 정책도 바뀐다. 연방 정부의 보조금 정책은 재검토하고 관세와 비관세 규제 등으로 중국의 전기차 수입에 대한 강력한 견제 장치를 만들 것이다. 우리나라가 미국 내 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휘발유 자동차 수출도 증가한다.
트럼프 2기에서 미국 중심의 반도체 정책은 더 강화한다. 미국은 대만 기업 TSMC에 대한 견제도 강화할 것이고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이 중국에 장비를 공급하는 것도 철저히 막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에 구축된 반도체 전방산업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중국은 자국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트럼프의 정책은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방산업의 탈중국화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유턴기업에 대한 정책을 강화해 공급망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중국이 잠식한 우리나라 산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 산업과 알루미늄 산업 등에서 행해지는 중국의 덤핑에 대한 제재 정책은 강화된다. 우리나라 기업도 중국의 의존도를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해 대미 수출을 늘려야 한다. 도미노처럼 초과 공급된 중국 제품이 우리 시장을 빼앗을 가능성은 있지만 다른 나라도 대중국 덤핑에 대한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실시할 것이기 때문에 그 효과는 작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정책에 대한 대응 방안을 미국과 양자 간 관점에서 마련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의 정책은 중국과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러 나라들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주는 만큼 다원적 검토와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가 주요 산업의 혁신을 지원하고 트럼프 정부와 협상을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면 우리나라는 중국의 도전을 따돌리고 다시 한 번 가치동맹을 통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2기는 새로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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