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전면전 포문을 연 이른바 ‘삐삐(무선호출기) 테러’를 자신이 지시했다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처음 인정했다.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 후 이스라엘이 공격 배후로 지목됐지만 이스라엘이 스스로 이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내각 회의에서 "무선호출기 작전과 하산 나스랄라 제거는 안보기관과 정치권 관계자들의 반대에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오메르 도스트리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도 11일 "총리가 무선호출기 공격을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 작전을 반대했다고 언급한 '정치권 관계자'는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인 것으로 추정된다. '협상파'인 갈란트 전 장관은 강경책을 고수하는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을 빚다 지난 5일 경질된 바 있다.
앞서 지난 9월 17일 레바논 각지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의 주요 통신수단인 무선호출기 수천대가 동시다발로 터졌다. 이튿날엔 이들이 사용하는 무전기가 연쇄 폭발했다. 이 공격으로 39명이 사망하고 340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이스라엘이 오랜 기간 설계한 작전이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그간 책임을 공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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