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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위서 ‘경찰 집회 관리’ 여야 충돌…예산 심사 파행

野 “집회 자유 침해…규모 줄이려는 술책”

與 “불가피하게 발생한 부상으로 사실 왜곡”

지난달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체회의가 경찰의 집회 관리에 대한 야당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11일 회의 시작부터 경찰이 지난 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의 주최로 서울 도심에서 열린 집회에서 강경 진압을 했다며 조지호 경찰청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차로를 열어달라는 주최 측의 요청에도 경찰은 꿈쩍하지 않았다”며 “경찰이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의 규모를 줄여보려는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정현 의원은 “중무장한 기동대원들이 시위에 참석한 국민을 가두려 했고, 또 다른 ‘이태원 참사’를 야기하려고 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위축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이광희 의원은 “경찰이 충돌을 유도하고 집회 참가자를 연행해 공안 정국을 조성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한 (집회 참가자) 부상만 들춰내고 사실을 왜곡한다”며 “경찰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을 때 물리력을 동원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조은희 의원은 “당시 참가자들은 신고된 집회 장소를 벗어나 전 차로를 점거하려 했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며 “경찰은 일반 시민이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이라도 열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청장이 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도 사과를 거부하자, 전체회의는 예산안을 상정하지 못한 채 시작 1시간 30분 만에 중단됐다. 여야 행안위원들은 회의 종료 후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신경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민주당이 행안위 예산안을 볼모로 잡아 경찰청장의 일방적 사과를 강요하면서 예산안 심사를 파행시켰다”고 비판했다. 야당 행안위원들은 “경찰청장의 사과가 없다면 경비국 관련 예산 전액과 특수활동경비 등을 꼼꼼히 따져 공권력이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도록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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