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이터’의 속편 ‘글래디에이터2’가 24년 만에 13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한다. 시리즈 영화 중 속편이 나오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할리우드의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전편에 이어 속편도 메가폰을 잡았다.
‘글래디에이터2’는 최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직후 ‘러닝 타임 내내 웅장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역작’이라는 호평이 나왔다. 도입부 음악이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끌어 당기고, 이후 펼쳐지는 웅장한 영상과 촘촘한 서사가 관객을 압도한다. 러닝 타임 148분이 순식간에 지나갈 만큼 흡인력이 강하다.
영화는 막시무스(러셀 크로우)가 죽은 지 20년이 지나고 폭군 카라칼라·게타 쌍둥이 황제 통치 하에 더욱 타락한 로마 제국의 이야기를 그렸다. 막시무스와 루실라(코니 닐슨)의 아들이자 로마의 왕좌를 이을 유일한 순수혈통 루시우스(폴 메스칼)는 어머니에 의해 그를 해칠 이가 없는 안전한 곳으로 보내지지만 결국 노예가 된다. 루시우스는 야심찬 권력자 마크리누스(덴젤 워싱턴)의 눈에 들어 콜로세움에서 결투를 벌이는 노예로 팔려오고, 목숨을 건 결투에 내던져지면서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단연 루시우스의 목숨을 건 결투신이다. 마크리누스 역을 맡은 덴젤 워싱턴의 카리스마 넘치는 ‘인생 연기’ 그리고 시공을 초월하는 권력의 속성, 국가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통치자가 갖춰야 할 덕목 등 영화가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도 인상적이다.
루시우스와 맹수들의 혈투 수위와 거대한 스케일은 관객을 압도한다. ‘식인 원숭이’와 사투, 코뿔소를 타고 나타난 적수와의 대결에서 보여주는 루시우스의 기지, 물을 가득 채우고 상어까지 채운 경기장에서의 결투 등 상상을 넘어서는 액션 장면은 관객을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이런 결투를 엔터테인먼트로 즐겼던 폭군 카라칼라·게타 황제가 통치했던 로마가 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깨닫게 된다.
마크리누스 역을 맡은 덴젤 워싱턴은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다. 야심을 숨긴 채 쌍둥이 형제의 신뢰를 얻고 황제들의 권력이 서서히 무너지는 과정의 중심에 서서 서사를 이끌어 간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조연상을 모두 수상한 덴젤 워싱턴은 다시 한번 아카데미에 도전할 만한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력을 손에 거의 다 쥐었다고 확신하며 벌이는 마지막 결투신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4300억 원의 제작비가 실감 날 정도로 영화는 1000년 전 로마를 그대로 재현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최근 한국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가 엔터테인먼트이기는 하지만 철저하게 고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현실을 어떻게 하면 영화로 효과적으로 가지고 올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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