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의 저자로 잘 알려진 독립유공자 이의경(1899년 3월 8일~1950년 3월 20일) 지사의 유해가 10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부는 이 지사 유해가 16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고 17일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고 12일 밝혔다.
이 지사는 1948년부터 뮌헨대 동양학부에서 한국학과 동양철학을 가르치다가 1950년 3월 20일 위암으로 별세했다.
그는 독일 바이에른주 그래펠핑 신묘지에 안장돼 있었는데 올해 보훈부가 정부 대표단을 파견해 이 지사 묘소 파묘와 유해 봉환 협조에 나섰다. 14일 이 지사 유해가 있는 독일 현지 묘지에서 추모식이 열리고 15일에는 그래펠핑시 후버 거리에 있는 이 지사 동판 앞에서 유해 전송식이 열린다.
16일 오후 1시 인천공항에서 열릴 유해 봉환식은 이 지사가 이역만리에서 조국을 그리워하며 생전에 남긴 유필인 ‘평생 일편심’을 주제로 진행된다. 봉환식에서는 이 지사가 독일에서 생활하면서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불렀던 노래 ‘눈’이 추모 공연으로 울려 퍼질 예정이다.
이 지사는 1899년 황해도 해주 출생으로 경성의학전문학교 재학 중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세 운동에 참여했고 그해 5월 결성된 대한민국 청년외교단 편집부장으로 활동했다.
1919년 8월 29일 만세 시위 때 사용된 ‘경술국치 경고문’ 등 선전물 인쇄를 담당했다가 일제의 수배를 피해 압록강을 건너 중국 상하이로 망명, 임시정부 일을 도왔다. 1920년 프랑스를 거쳐 독일로 간 이 지사는 하이델베르크대에서 의학, 뮌헨대에서 철학 및 동물학을 전공했다.
그는 1927년 뮌헨대 재학 중 벨기에에서 열린 ‘세계 피압박 민족 결의대회’에 한국 대표단으로 참가해 한국의 문제라는 소책자 초안을 작성하고 결의문을 독일어 등으로 번역해 전 세계에 우리의 독립 의지를 알렸다.
1928년 박사 학위 취득 후 잡지 투고와 기고·번역 등으로 생계를 꾸렸고 유년 시절부터 독일 유학에 이르는 체험을 회상 형식으로 서술한 자전적 독일어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집필했다. 소설은 1946년 출판 후 독일 교과서에 실리는 등 주목을 받았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압록강을 건너 조국을 떠난 지 105년 만에 돌아오는 이 지사가 국민의 추모 속에 영면하실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의 유해 봉환은 1946년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이봉창·백정기 의사를 모셔온 것이 처음이었고 이 지사의 봉환은 149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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