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쟁 시 군사 지원’ 조항을 담은 북러 신(新)조약을 비준하면서 북한군이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빼앗긴 쿠르스크 지역 탈환에 나선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만 명의 적군과 교전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김 위원장이 전날 러시아와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약을 비준한 지 이틀 만이다. 양국이 비준서를 교환하면 바로 효력이 발생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모든 절차가 끝났고 비준서 교환은 형식”이라며 “대사관을 통해 교환하거나 고위급 인사가 방문해 행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이달 4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이후 비준이 빠르게 진행된 만큼 양측이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최 외무상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방러나 첨단무기 기술 지원 등에 대한 확약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러가 올 6월 19일 체결한 이 조약에는 ‘한 나라가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유엔헌장 제51조와 각자의 국내법에 따라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군사동맹으로 평가되는 조약이 비준되면서 쿠르스크에 집결한 북한군이 본격적으로 참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약 발효 후 북한은 파병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우크라이나군을 쿠르스크에서 몰아내기 위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막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군이 약 5만 명의 적군과 교전 중”이라며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으로부터 전황에 대한 광범위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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