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연내 자본확충을 진행한다. 당초 11월에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해 자금을 모집할려는 HUG의 계획이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금융위원회가 제동을 걸었지만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HUG는 이달 26일 5000억 원(최대 70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만기는 30년으로 5년마다 콜옵션(조기상환권)이 부여되고 미상환시 가산금리가 붙는 구조다. 19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발행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당초 HUG는 지난달 수요예측을 거쳐 이달 7일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가 투자자 보호와 HUG의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제동을 걸며 일정이 연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HUG가 처음으로, 그것도 대규모로 발행하는 채권이어서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자는 관계기관 의견이 제기됐다"며 "모든 협의를 마무리하고 발행 절차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UG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주 업무인 전세대출 및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업무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현행 주택도시기금법상 HUG의 보증 사업은 자기자본 대비 보증 금액 비율이 90배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어 회계상 영구채로 분류돼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제까지 정부 출자에 의존해 자본을 채워오던 HUG가 자력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에서 지난해와 올해 총 5조 원이 넘는 현금 및 현물 출자를 받았지만 전세사기 대위변제액이 급증하면서 자본금이 줄어들자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선 것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HUG의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2조 9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조 4921억 원 감소했다. 올해도 약 7조 3000억 원에 달하는 전세사고 보증금을 내줘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HUG는 이번 첫 채권 발행 이후에도 추가 자금 조달을 검토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이 기업의 신용도보다 한 단계 낮게 책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HUG가 발행하는 이번 채권은 'AA+'등급이 될 전망이다. 시중은행이나 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보다 한두 단계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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