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아버지를 살해하려 한 30대 남성이 법원의 선처로 실형을 면했다. 법원은 피고인의 불우한 성장환경과 피해자의 선처 요청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1일 인천지법 형사12부(심재완 부장판사)에 따르면,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7월 11일 오후 7시 42분께 인천시 서구 소재 자택에서 아버지 B(62)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별거 중이던 B씨가 갑자기 A씨의 자택을 방문해 "네가 어머니와 이혼하게 만들었다"며 비난하고 "젊은 나이에 돈은 벌고 있느냐"는 등 잔소리를 하자 격분한 A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도망가는 B씨를 쫓아가 흉기로 10여 차례 공격했으며, B씨는 머리 뒷부분과 왼쪽 손목 등에 상해를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범행 직후 A씨는 자진해서 112에 신고했다.
재판부는 "존속살해미수라는 중대 범죄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어린 시절부터 지속된 가정폭력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은 점, 우발적 범행인 점,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피해자인 B씨가 법정에 출석해 "모든 잘못은 내가 했다"며 아들의 선처를 호소한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한편 A씨는 범행 전까지 전과가 없는 초범으로 확인됐으며, 현재 심리치료를 받으며 재활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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