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부산으로 들어온 미국 항공모함을 드론으로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3명이 최소 2년에 걸쳐 다른 군사시설까지 촬영한 정황이 포착됐다.
12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 한미일 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고, 이날 중국인 유학생 3명이 인근 야산에서 해당 행사장을 5분가량 드론으로 촬영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단순한 호기심에 촬영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런데 경찰과 국정원, 군 등이 3명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개인 전자기기를 포렌식해 분석한 결과, 이들은 최소 2년 전부터 해당 군사 기지를 비롯해 인근 군사시설 등을 촬영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과 정보 당국은 중국 유학생들의 진술과 달리 촬영이 호기심에서 비롯된 우발적 행위가 아니라 사전에 계획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외국인이 한국 군사 시설 등을 무단 촬영하는 것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이라며 “구체적인 촬영 배경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30~40대 유학생 신분인 이들 3명은 현재 부산에 있느 한 국립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한국에서 공부하다 중국으로 돌아가 회사 생활을 한 뒤, 다시 한국에 입국했다고 한다.
수사 당국은 이들을 출국 정지하고 조만간 다시 소환해 대공 혐의점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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