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주도하던 국제 철학자 대표 기구 회장에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학자가 선출됐다.
사단법인 한국철학회는 지난 8일 국제철학연맹(FISP) 신임 회장으로 김혜숙(사진) 전 이화여대 총장이 선출됐다고 12일 밝혔다. 임기는 2028년까지다.
1948년 설립된 FISP는 130여 개 회원국과 150여 개 회원 학회를 보유한 세계 최고 철학 분야 비정부 국제기구다. FISP는 5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철학자들의 모임이자 ‘철학자들의 올림픽’으로 통하는 세계철학자대회를 주최하며 철학자들의 관계 증진과 사회 기여를 지원한다.
FISP는 김 전 총장이 약 40년간 수행한 철학 연구의 전문성과 국제적인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철학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파악하고 FISP가 당면한 과제에 대응할 능력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총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철학자로 인식론과 철학적 방법론, 예술철학과 여성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해 왔다. 이화여대 철학과에 봉직하면서 △한국철학회 회장 △분석철학회 회장 △여성철학회 회장 △한국상호문화철학회 회장 △한국인문학총연합회 대표회장 △국제여성철학회(IAPh) 이사 △FISP 운영위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 △세계유교문화컨소시엄(WCRCC) 공동의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총장은 “국제철학연맹은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철학자들의 대화를 촉진하며 지적 전통을 만들어온 오랜 역사가 있다”며 “오늘날 철학이 디지털·바이오·의료기술의 혁명이 가져온 급진적 사회변화로 도전에 직면한 만큼 연맹을 통해 시대 현실과 소통하고, 시급한 이슈에 대한 참여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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