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이건 100만 원 추가하셔야 됩니다”
결혼 준비대행업체들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 계약에서 깜깜이 추가비용 등 약관으로 가격을 부풀렸다가 적발됐다. 이런 이중적 가격체계를 통해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비용을 인지하거나 비교하기 어렵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18개 결혼준비대행업체의 이용약관을 심사, 6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약관 심사를 받은 업체는 다이렉트컴즈, 아이니웨딩네트웍스, 베리굿웨딩컴퍼니, 제이웨딩, 케이앤엠코퍼레이션, 블랑드봄, 마주디렉티드, 하우투웨딩그룹, 와이즈웨딩, 위네트워크, 웨딩쿨, 아이패밀리에스씨, 조앤힐, 웨덱스웨딩, 헬렌조, 한나웨딩, 365라이프앤아쌈, 여행채널 등이다.
이번 공정위 약관 심사는 최근 스드메 관련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논란과 무관치 않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관련 조사에서 응답자 74.2%가 "결혼준비대행서비스를 이용할 때 별도 요금이 부과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실제 결혼 준비대행업체들은 모두 이원화된 요금체계를 두고 있었다. 스드메 패키지 서비스에는 사진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서비스 자체 정도만 포함되도록 하고 별도로 2~30개의 옵션을 둬 추가 요금을 내도록 유도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이중적 요금체계가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고, 스드메 서비스 비용을 정확히 인지 또는 비교하기 어려운 점과 결혼이라는 중요한 행사를 앞둔 소비자의 거래상 지위가 취약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불리한 조항이다” 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대표적인 옵션인 사진 파일(원본·수정본)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를 별도 항목에서 제외하고 기본 제공 서비스에 포함하는 것으로 약관을 시정했다.
또 다른 약관에는 옵션 가격(추가요금), 위약금 세부 기준도 명확히 표시돼 있지 않았다. 이에 당국은 옵션 가격의 범위와 평균 위약금 기준을 명시하고 고객이 특정 스드메 업체를 선택하면 구체적인 옵션 가격, 위약금 기준을 확정적으로 고지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과도한 위약금 조항도 적발됐다. 구체적으로 스드메 패지 전체 가격의 20%를 계약금으로 하고 추후 계약 해지 때 서비스 개시 여부·귀책 사유 등을 고려하지 않고 계약금을 일체 반환하지 않는 조항, 법상 정해진 청약 철회 가능 기간(7~14일)보다 짧은 기간(3일 이내)에만 환불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 등이 문제였다.
당국은 해당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켜 무효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결혼 준비대행업체들은 계약 체결 이후 서비스 개시 전과 후를 구분, 위약금 기준을 합리화하고 청약철회 기간도 법에 부합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결혼준비대행업계와 소통을 통해 시정된 약관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표준약관 제정·가격정보 공개 강화 등 결혼준비대행업의 거래관행 개선을 위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jna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