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그만두려 회사에 '아내가 죽었다'는 거짓말을 한 남성이 결국 사과했다.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 중인 제보자는 올여름 30대 남성 A씨를 신입 직원으로 채용했다. A씨는 평범한 직장에 다니다가 정비에 뜻이 생겼다며 이후 미국에 가 중고차를 팔면서 공부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한다.
제보자에 따르면 A씨는 정비소 경험이 없던 탓인지 주차된 손님 차량 3대를 파손시키고 손님 차량의 엔진을 고장 낼뻔 하는 등 실수가 잦았다. 자신의 차량 3대를 수리하거나 이 과정에서 장비를 파손시키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아내가 대장암 초기라며 울먹였다. 그 와중에 또 손님 차량의 브레이크액 통 입구를 잡아 뜯는 사고도 쳤다고 한다.
해당 사건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A씨는 자신의 아내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제보자에게 알렸다. 제보자가 공개한 통화 내역에는 "아내가 다른 지병도 있었는데 숨겼다"며 부고 소식을 알리는 A씨의 목소리가 담겼다. 다시 전화를 건 A씨는 "장례식을 치르지 않으니 조문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후 월급날이었던 지난 1일 회사로 다시 출근한 A씨는 돌연 퇴사 의사를 밝혔다. 마지막 일주일간 유급휴가를 부여했는데 장례식이 없었기 때문에 제보자 입장에선 이를 확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에 찜찜한 기분을 느낀 제보자는 세금 증빙 서류로 아내 사망과 관련된 서류나 증명사진 등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A씨는 "못 내겠다. 와이프 살점을 떼는 느낌"이라고 거부하더니 "죽었다. 아픈 게 아니다"라며 대성통곡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후 A씨는 정비소 찾아와 무릎을 꿇으며 '아내가 죽었다는 사실은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사과했다. 거짓말한 이유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그만두려 했는데 혼날까 두려웠다" "가족 핑계를 대면 아름다운 이별을 할 것 같았다" 등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제보자는 "이번 일을 겪고 직원들이 모두 울었다"며 "너무 충격받았다. 이렇게까지 연기를 할 수 있나. 해당 직원을 뽑은 걸 너무 후회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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