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몇 달 만에 핵폭탄을 개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더타임스는 1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싱크탱크인 군·전환·군축연구센터(CACDS)가 국방부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 “우크라이나는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팻맨’과 유사한 폭탄을 빠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이날 열릴 국방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1996년 핵무기를 폐기했지만 옛 소련 시절 확보한 상당한 핵 기술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점령되지 않고 가동 중인 원자로 역시 9기에 이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원자로에서 추출할 수 있는 플루토늄의 양은 7톤(t)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TNT 환산 위력이 수 킬로톤(kt)인 전술핵무기 수백 개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핵 폭탄의 위력은 팻맨의 10분의 1 정도일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우크라이나 국립전략연구소 전문가 올렉시 이자크는 “러시아 공군기지 전체를 완전히 파괴하거나 군사·산업·물류 시설을 파괴하기에 충분한 위력”이라고 말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개발하더라도 핵탄두를 실을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는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보고서를 작성한 발렌틴 바드라크 CACDS 소장은 우크라이나가 자체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1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드라크 소장은 “우크라이나는 6개월 내 1000km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거부된다면 국가 안보를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를 제시했다. 우크라이나의 NPT 비준은 1994년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이 핵무기를 폐기하되 미국와 영국, 러시아가 국가 안전을 보장한다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조건으로 체결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핵무장국인 러시아 연방의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위반은 우크라이나의 NPT 탈퇴에 대한 형식적·도덕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명시했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붕괴 직후 보유한 전략 핵탄두가 세계 3위인 1734기에 달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앞서 핵 개발 의도와 NPT 탈퇴 의사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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