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미국 인플레이션이 횡보세를 보이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내년 1월에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물가 추세가 당장 금리 완화 기조를 중단할 정도는 아니지만 조만간 일시적인 인하 중지가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서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0.25%포인트 내릴 확률은 전날 58.7%에서 이날 79.3%로 급등했다. 반면 금리가 현 수준에서 동결할 확률은 41.3%에서 20.7%로 낮아졌다. 동시에 내년 1월에는 기준금리가 12월 예상 수준(4.25~4.5%)에서 동결될 확률이 전날 53.5%에서 이날 61.8%로 높아졌다.
시장이 12월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게 된 것은 이날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6% 올라 전월(2.4%)보다 오름폭이 커졌지만 시장 전망치(2.6%)에 부합한 탓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과 같은 3.3%로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10월 CPI에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연준이 당장 갈등을 빚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안도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추세 자체는 개선세가 느려졌다. CPI의 60%를 차지하는 주거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던 게 크다. 임대료는 전월 대비 0.3%로 전월과 같았으며 집주인의 거주비는 0.4% 올라 전월(0.3%)보다 상승세가 커졌다. 로리 로건 댈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연준이 이 시점에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중립금리가 최근 몇 년간 상승해 현재 기준금리와 매우 가깝다는 힌트를 여러 지표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을 높이지도, 누르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로 장기적인 최종 금리다. 중립금리가 현 수준과 비슷하다는 얘기는 연준이 현시점부터 추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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