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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놓기도 전에 치우더라"…78명 사상 참사에 中 '검열 가동'

'치안 국가' 내세웠지만 묻지마 범죄 늘어

중국 광둥성 주하이의 한 스포츠 센터 밖 도로에서 11일 총 78명의 사상자를 낸 차량이 사람들과 충돌하기 직전에 촬영된 영상의 캡쳐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차량 돌진으로 35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온라인에 올라온 사고 관련 영상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해당 영상을 검열·삭제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13일 중국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7시 48분께(현지시간) 운전자 판모(62·남)씨가 몰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주하이 체육센터로 난입, 스타디움 외곽 육상 트랙에서 운동 중이던 시민들을 쳐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쳤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자국이 세계적으로 안전한 국가 중 하나임을 자랑해왔다. 철저한 보안과 엄격한 총기관리법으로 폭력범죄 발생 빈도가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9월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친 상하이 대형마트 칼부림 사건과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해 5명이 다친 지난달 베이징의 한 명문 초등학교 앞 흉기 난동 사건 등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자 중국인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경기 침체와 부동산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발생한 점에 주목했다. 경찰은 판씨가 이혼 후 재산 분할 결과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며 범행 동기를 개인적 이유에서 찾고 있지만, 그동안 쌓여온 사회적 불만이 폭발해 불특정 다수를 겨냥했을 가능성을 본 것이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사회적인 불안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악명 높은 검열 시스템 가동에 나섰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가의 정신 건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게시글들은 순식간에 삭제됐고,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던 사건 관련 해시태그도 13일 오후 검열돼 사라졌다. 심지어 사건 현장 보안요원들은 주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도하기 위해 가져온 꽃다발과 촛불을 바닥에 내려놓기도 전에 치웠다.

AP 통신은 "중국 당국이 이번에 발생한 사고의 영상과 게시물, 기사 등을 엄격히 검열하고 있으며, 현지 사이트에서 관련 검색이 막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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