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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피즘 ‘속도전’…경제·안보 태풍 막을 방파제 신속히 쌓아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이 같은 날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도 상·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것이 확인됐다. 공화당이 행정·입법부를 모두 장악한 ‘레드 스위프(Red sweep)’가 현실화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의회의 견제 없이 ‘미국 우선주의’에 기초한 경제 보호무역·고립주의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2기 내각은 이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노선을 신봉하는 ‘충성파’들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고립주의 성향이 강한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가 국방장관으로 ‘깜짝’ 지명되는가 하면 1기 내각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경제팀 복귀가 예고되는 등 ‘매파’ 일색의 인선이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는 관료 물갈이를 통해 공무원 사회까지 장악할 태세다. 트럼프 2기 출범과 동시에 ‘트럼피즘(트럼프주의)’ 속도전을 펼칠 채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이대로는 경제 체질이 허약하고 안보를 미국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이 트럼프의 일방주의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예고한 고율 관세 장벽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시장을 뒤흔드는 트럼프의 입김에 고환율·고금리·고물가 3고(高) 현상이 재연되면 내수 회복도 요원해진다. 안보 위기가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북미 대화 치적’을 쌓기 위해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북핵 동결과 대북 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발(發) 경제·안보 태풍을 막아내기 위해 신속하게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 우선 정상 간 우호 관계를 구축해 불안 심리를 최소화해야 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14일 출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조속히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을 성사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정상 간 친분을 토대로 한미 협력 확대가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된다는 실용적 접근으로 트럼피즘을 파고들어야 한다. 우리의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해 국가 역량을 키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압도적인 자주 국방력을 확보해야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안보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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