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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의대생 최대한 존중” 의협 비대위, 협상보단 강경기조 갈 듯

박형욱 비대위원장 "정부, 대화할 태도 아냐"

학술대회서 협의체 대화 "알리바이" 지칭도

박단, 의대생 대표 등엔 비대위 참여 요청키로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공의·의대생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며 비대위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의대생 대표의 참여를 요청할 것을 밝혔다. 정부를 향해서는 “지금 대화할 만한 태도가 아니다”며 “사실을 인정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 비대위가 16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비대위 구성 방식 등을 논의하며 출범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내년 초까지 임기 동안 대화보다는 강경기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박형욱(오른쪽)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당선을 확정짓고 미소 지으며 악수하고 있다. 뉴스1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여야의정협의체나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등 참여 조건에 대해 “비대위가 구성되면 정확히 논의해야 한다”며 “이 과정서 전공의·의대생 의견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투쟁하고 싶은지 협상하고 싶은지, 방법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등을 일단 물어볼 예정”이라며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 그들이 강력히 반대하는데 거기에 맞서 투쟁 혹은 협상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단 위원장과 의대생 대표에게 비대위 참여도 요청할 예정이라며 “아마도 들어오지 않을까” 하고 그는 예상했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정부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만큼 의협이 대화에 바로 나서는 등 전향적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정부가 대화할 만한 태도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의대 정원을 늘린 것을 성과로 언급한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의사가 암을 떼어내다가 환자가 죽었는데 ‘내가 암을 떼어냈다’고 자랑하는 격”이라며 “이런 걸 성과라고 자랑하는 것은 화만 돋우는 거지 대화하자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과정과 전공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던 방침을 거론하며 “이런 기억이 생생한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대화를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뉴스1


박 비대위원장 역시 현 상황에서 대화에 회의적으로 보인다. 그는 14일 강릉에서 열린 한국보건행정학회 학술대회에서 정부를 가리켜 “허수아비 위원회를 내걸고 한 가짜 대화를 진짜 대화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필요한 협의체나 위원회는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 반대로 불필요한 협의체나 위원회는 정부가 책임 회피 수단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술대회에서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석하고 나서 ‘정부가 이걸로 협의를 했다는 알리바이를 만드는 거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대국민 담화에서 2023년 이후 의료계와 무려 19차례나 의사증원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했다”며 “내가 직접 의료현안협의체 의료계 대표로 참여했는데 그런 내용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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