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쉐라톤 그랜드 간다리아 시티 호텔에는 이른 시간부터 해외 바이어들이 몰려 들어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날부터 17일까지 열리는 K-박람회에 참여하려는 인파가 꾸준히 이어지며 행사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 올랐다. 호텔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을 비롯해 일부 현지 한류 팬들은 사전에 등록한 바이어만이 K-박람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아쉬워하기도 했다. 14~15일 열리는 바이어 미팅은 대부분 시간대가 예약자로 사전 마감됐다.
이번 행사의 1호 양해각서(MOU) 체결 회사는 캐릭터 콘텐츠 기업 메리버스스튜디오다. 필리핀 현지 엔터테인먼트사인 블랙스타와 캐릭터 라이선싱 MOU를 체결했다. 정윤정 메리버스스튜디오 대표는 “BTS 등도 캐릭터 굿즈, 인형들이 있다”며 “P-팝(필리핀 팝)의 아이돌도 K-팝 아이돌을 벤치마킹해 캐릭터를 기획하고 있는데 ‘어글리뮤즈’에 대한 관심을 보여 MOU를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리버스스튜디오의 1호 지적재산권(IP)인 ‘어글리뮤즈’는 고양이별에서 지구로 유학 온 아이돌 연습생이라는 서사를 갖고 있다. 그는 “대만의 상장사와 대만 독점 판매 계약도 맺었고 다음 주에도 태국에서 바이어 미팅이 예정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메가 히트 캐릭터인 아기상어의 핑크퐁컴퍼니도 주목을 받았다. 핑크퐁컴퍼니의 박소희 글로벌 라이선싱 매니저는 “첫날에는 8건의 미팅이 있었고 둘째 날에는 10건이 예정됐다”며 “여전히 인기가 많은 아기상어 라이선싱 등 협업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인플루언서와 한국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 등 콘텐츠를 제작해 온 니즈앤(neez.n)도 이번 K-박람회에서 바이어의 관심이 컸다. 니즈앤은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꽁냥꽁냥한’ 로코 등을 K-드라마와 결합해 선보여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오재환 니즈앤 대표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미디어 회사인 ‘엠텍’의 소셜미디어팀 등과 MOU를 맺고 공동 제작 등 협업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며 “인도네시아 영화 제작사 아마데우스와도 MOU를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골든 판다 등 캐릭터 IP를 들고 나온 SOPP 스튜디오를 비롯해 SBS 드라마 ‘열혈사제 1’에 등장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캐릭터 ‘떰떰’의 일렉츄럴 등 캐릭터 IP 기업들도 해외 바이어와의 빼곡한 미팅 일정을 소화했다. K-웹툰도 작품을 알리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전남편의 미친개를 길들였다’ 등의 씨앤씨 레볼루션을 비롯해 재담미디어, 켄나즈 등 웹툰 제작사들이 K-박람회에 참석했다. 박지원 씨앤씨 레볼루션 사업기획팀 매니저는 “아직은 인도네시아에서 웹툰이 인기 장르는 아니지만 서서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인도네시아는 15세 미만 인구가 많기 때문에 웹툰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시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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