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법원의 당선무효형 선고에 “사필귀정”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판사 겁박 시위를 벌여온 이 대표와 민주당을 겨냥해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직격했다. 또 사법부를 향해서는 야당의 대통령 탄핵 공세에 맞서 이 대표 항소심의 신속한 심리도 촉구했다. 열흘 뒤로 다가온 위증교사 혐의 선고를 비롯한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겨냥한 총공세를 통해 추락한 당정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정국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이 대표의 1심 판결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며 “국민과 함께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에 대한 의지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은 민주당 정권 5년간 뭉갠 특별감찰관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을 비롯해 더 변화하고 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유죄판결과 함께 자신이 제안했던 특별감찰관 카드가 전날 의원총회에서 전원 찬성으로 통과된 점을 거론하면서 여당의 도덕적 우위를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법원 판결에 대해 “아무리 거대야당이 힘으로 방탄의 둑을 겹겹이 쌓아도 정의의 강물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대변인 공식논평을 통해 “사필귀정”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들도 이 대표와 민주당 때리기에 가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대표를 겨냥해 “존재 자체가 우리 사회를 크게 후퇴시키고,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정계 은퇴를 할 만한 사안”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경원 의원은 대법원 최종심에서 극적 부활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거론하며 “이재명의 죄상과 트럼프의 죄상은 다르다”며 “이 대표의 부활과 같은 꿈은 그저 헛꿈”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당선무효형 선고를 계기로 ‘대선 시계’를 앞당기기 위해 대통령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을 동시에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사법부의 신속한 심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직선거법상 1심 선고 뒤 3개월 내 2심 선고, 이후 3개월 내로 대법원 판단이 나와야 한다”며 “법원이 법을 지키지 않아 재판 중인 피고가 대선 후보가 되는 일은 절대로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위증교사와 대장동 의혹 등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도 엄정한 판단이 신속히 내려져야 한다”고 재판부에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그간 바닥을 기었던 당정 지지율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잦은 마찰로 임계점에 다다른 계파 간 갈등도 이 대표 1심 판결을 고리로 한 단일대오로 해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은 “당원들이 윤 대통령을 택한 이유 중 하나가 이 대표를 감옥에 집어넣으라는 것이었다”며 “검찰 출신 대통령과 당 대표가 그 바람을 들어주지 못해 불만이 적지 않았는데 이번 판결이 지지층 결집을 통한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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